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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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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언젠가 슬픔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 그 해방이 주는 기쁨은 아마도 슬픔의 크기와 비례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쁨의 크기를 내가 가질 수 있는 슬픔의 크기로 짐작 하려는 시도는 정당할까? 나는 나의 기쁨을 정당화 하기 위해 굳이 슬픔을 먼저 이야기 해야만 하는걸까? 결국 나는 나의 슬픔을 스스로 설득하는 사람인걸까? 모든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나는 의심한다. 한 사람의 사랑의 크기는 그 사람이 스스로 견딜 수 있는 고통에 비례하는건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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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감정을 감정으로 받아들이는 정상적 행동을 너무나도 오래 등한시 했던 것 같다.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은 감정들은 절대로 없어지지도 않고 매일 밤 잠든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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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그냥 그런 시간들 가운데 사랑은 언제나 순간의 감정을 가장 예민하게 끌어올려 나를 기쁘게 한다. 하지만 나는 날개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비행 후에는 언제나 추락이 있을뿐이다. 다만 추락의 기울기는 아직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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