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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착각

아무래도 나는 내안에 있는 어떠한 무게들을 덜어내고자 요 근래 그렇게 가라앉곤 했던 것 같다. 내가 가진 마음에는 바닥이 없고, 빛은 언제나 수면 근처에만 일렁 거리므로 이럴때면 곧잘 나는 아무것도 모르게 된다. 하지만 폭풍은 지나가고 고요함이 남았다. 미래는 다시 또 다른 가능성으로 다시 반짝이고 나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이 있다. 


많은 것을 가져보지 못한 나는, 나를 뚫고 지나가는 과거와 미래를 무한하다고 여기며 그것들 사이에서 조금의 가능성을 찾아내기 위해 그렇게도 열심히 자세를 고쳐대었으나 -그리고 나는 그럴만한 능력이 충분히 되었으나- 그것들은 무한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며 나를 통해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들이었다.


나는 온전히 나를 통해 무한을 받아들이고 그것들 가공하여 유한을 남긴다. 따라서 나는 무한을 위한 봉사자이거나, 그것의 거대함에 압도당한 그저 억눌린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내 멋대로 무한을 받아들이고 내 입맛에 맞게 그것을 가공할 권리가 있는 사람이었다. 아직은, 살아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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