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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적 사고 요새는 어디가서 말을 잘 못하겠다. 아니면 원래 이야기 같은건 하는게 아닌지도 모른다. 며칠전 꽤 오랜 기간동안 탈출을 생각하며 같이 공부하던 회사 사람들이랑 간만에 술을 마셨다.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는 사람이 이제 나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아무래도 공부 이야기는 잘 안하게 된다. 이야기 중간중간 문득 회사생활은 사람을 참 많이 변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을거 먹으며 쓸데 없는 이야기 하던 중간에 정말이지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말을 하는 누군가와 목소리를 높혀가며 이야기를 나누어 봤다. 결국 나는 뭘 모르는 바보가 되어 버린 느낌을 받았고 대화는 별 소득없이 종료됐다. 난 그저 회사가 우리에게 이런식으로 대하는게 내 탓이 아니라고, 일은 다음날에 하거나 안해도 회사 안 망한다고 했을뿐인데, 매일 매.. 더보기
점심시간 평일 점심시간에 혼자 훌쩍 나와서 근처 공원을 배회하는 일이 한달쯤 되었다. 봄볕이 좋아서 그랬다고 하기엔 좀 그렇고, 아마 혼자 좀 있고 싶어서 그런거 같다. 잠을 자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그냥 가만히 있기도 하고 뭐 그런다. 내가 가는 공원은 낮에 사람이 참 없어 조용한게 좋다. 며칠 참 힘들었다. 몇년째 그다지 변하지 않는 일상인데 갑자기 왜 이런지 도통 이유를 모르겠어서 더 힘들었다. 매사에 지나치게 강박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떤 의사가 쓴 강박증에 관한 책을 사서 읽어 보기도 했다. 읽을때는 아 그런가 보다.. 했는데 다 읽고 나니 강박적이란 생각이 든다고 강박에 대한 책을 사서 읽는 내가 너무 강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지배하려고 하면 반대로 시간에 지배당할 뿐이라는.. 더보기
시간의 향기_1점이 아닌 1.84점 시험에 떨어졌다. 합격점은 60점이고 내 점수는 1.84점 모자란 58.16점이다. 저번 시험 점수는 53.8점 이었는데 그때 나는 54점 맞았다고 생각했다.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면 약 2점이 모자란건데 이상하게 1점 모자라서 합격 못했다고 말하고 싶은 기분이 강하게 든다. 이런 영악한 산수는 초라하기 그지 없는데 거기다 쓸데없기 까지 해서 참 난감하다. 마지막 교시에 그림 하나 혹은 표하나만 기억해 냈으면 붙었을 점수라고 생각도 해봤는데... 그냥 말을 말자. 시간의 향기는 철학책이다. 독일책을 번역해서 그런지 아님 원래 철학책이 어려운건지 참 안읽힌다. 처음보는 우리말도 많다. 뭔소리인지 모르고 한참 읽다보면 가끔 그런가 보다 하는 구절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도 몇줄 더 가면 또 모르겠다. 어느새 책.. 더보기
철학의 위안_정신승리 메뉴얼 시험끝나고 수고했다고 술을 마셨다. 많이 마셨다. 버스카드를 항상 외투주머니에만 넣고 다녀서 그런지 이틀이 지나고 나서야 지갑을 잃어 버렸다는걸 알았다. 지갑은 한달전에 생일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그안에는 폴라로이드 사진과 발급된지 두어달된 주민등록증이 들어있다.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은 이유는 지갑을 잃어버려서 였다. 지갑이라던가 가방이라던가 걸치고 다니던 옷이라던가 하는걸 잃어버리는 일을 남들은 평생에 한두번 겪을것 같은데 나는 열개가 조금 안되는거 같다. 보통 이런일이 생기면 적어도 3일간은 괴로워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신을 괴롭히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는 나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나를 괴롭힐 수 있다. 그런식으로 충분한 고통을 겪는다고 해서 벌어진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게 되거나 어느정도.. 더보기
음악의 목적_겨울#2 Kid A가 신보였으니까 아마 고등학생때가 아닐까, 중학교때는 영어음악이 싫었고 고등학생 되서 밴드음악을 좀 듣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다들 그렇듯 라디오 헤드 음악이 참 좋았다. RHkorea라고 개인이 만든 라디오 헤드 팬사이트가 있었는데 그때는 저런 사이트들이 유용했다. 라이브 동영상이나 한글번역된 가사와 기사들, 여러가지 사진들과 소식들 뭐 이런걸 저기 아니면 못봤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는 티셔츠도 만들고 길거리에서 그 티셔츠 입고 있는 사람을 본적도 있으니 아마 아는 사람 꽤 될꺼다. 나는 영어를 못하는데 그때는 더 못했으므로 가사번역 코너가 너무 좋아서 맨날 그거 봤다. 운영자는 가사번역과 더불어 중간중간 본문에 자신의 해석과 느낌을 꽤 장황하게 적어놨다. 잘 기억은 안나는데 뭐 이런식, 파라노이.. 더보기